그냥 쓰는 글 no-intention
연애 이야기 6
우의
2024. 9. 9. 21:22
자주 그랬듯 코인 노래방으로 데이트가 시작되었다. 좋아하는 언니랑 가본 적 있던 곳에 그이와 둘이 가게 되니 그 장소가 반갑고 새롭게 느껴졌다. 그이는 오늘 음을 잘 올리지 못했다. 그래서 내가 몇 곡 더 부르다가 라이브 음원을 켜 놓고 키스했다. 오랜만의 달큰함이었다.
그 후 저녁식사를 할 때만 해도 나는 그이가 나보다 먹을 것에 흥미가 있나 싶었다. 기운 빠진 모양새로 뭘 먹을지만 진지하게 고민하며 내 쪽을 봐 주지 않길래, 피곤한가? 하고 스스로 물음표 띄웠다.
식사를 끝내고 만화카페에 가서, 그 걱정이 기우였음을 깨달았다. 그이는 평소보다 더 나를 찾았고 원했다. 그리고 더없이 따뜻하게 대해주었다. 물어보니 어제 늦게 잤단다. 그런데도 내 일정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만나러 와준 게 감동일 뿐이었다. 실실거리며 오가는 스킨십에 둘 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하다 보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.
주말에 만나기로 약속한 후, 반대 방향으로- 각자의 집으로- 차에 몸을 실었다.